보통 재즈에서 솔로를 마치고 다시 멜로디의 연주로 들어갈 때에 멜로디로 바로 연결되지 않고 멜로디도 솔로도 아닌긋한 라인으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멜로디로 유입되게 하는 길을 택하게 된다. 이는 일부러 계획한 것이 아니라, 솔로의 연주에 빠져있다가 보면, 미리 충분한 여유를 두고 마무리를 하지 못하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어느새 멜로디를 연주하여야 할 지점에 이르러 있고, 제때에 멜로디로 차고 들어가기에는 이미 늦은 시점에 도달해 있게 되는 것이다. 이럴때는 어쩔 수 없이 실수를 인정하든지, 아니면 마치 일부러 그랬다는 듯이 태연하게 연결고리를 찾아 멜로디로 흘러들어가는 두 가지의 선택 밖에는 할 수가 없을 것이다. 전자는 순진하고 경험이 없는 아마추어가 택할 길이고 후자는 연주가의 기질을 갖춘 자가 택할 길이다. 하여 재즈의 이런 묘미를 일컬어 페이크라고 한다. 조힞 않은 의미에서의 속임수가 아닌, 임프로비제이션에서 부르럽게 전환을 맞이하고 이끌어줄 수 있는 관점에서의 페이크인 것이다. 우리도 재즈의 연주에 임하였을 때에 아차 하는 순간들이 올 것이다. 이때에는 당황하지 말고 우리가 여기서 얘기하는 페이크를 한번 상기하면 아주 색다른 경험과 능숙한 연주 실력으로 도약 할 수 있을것 이다. 또한 이 곡의 엔딩은 굉장히 특이한 방식을 택하였다. 대개의 곡을 끝내는 방식은 충분히 마무리를 할 수 있는 시간을 부여하는 것이 보편적인 경우이다. 이마저도 충분하지 않다고 느낄때에는 별도의 아웃트로까지 첨가해 가며 곡을 마무리를 지을 준비과정을 마련하곤 한다. 고전음악에서의 카덴자, 혹은 낭만파의 음악에서 곡의 대미를 장중하게 마무리하고 장식하는 우장하고도 끝도 없어 보이는 엔딩은 얘기할 것도 없이 말이다. 대중음악에서의 엔딩도 상대적으로 짧은 곡 길이에 비해 상당히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마무리가 잘 안된 곡은 상대적으로 그 가치가 많이 떨어지고, 뒤의 감정의 여운을 남길 수가 없기 때문이다. 대개 끝부분의 멜로디를 단 몇번이라도 반복하고 끝내주는 것이 예의이고 보편적인 길임에 반해서 이번 연주에서는 멜로디가 끝나는 그 마디에서 채 한마디도 되기 이전에 곡을 마무리 하여 버렸다. 일종의 서프라이즈 엔딩이라고 볼 수 있다. 곡이 상대적으로 느려서 길게 느껴지고, 멜로디 자체도 아름다우나 상대적으로 긴 마디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운을 남겨 줄 수 있게 되는 반전의 효과가 있다고 보겠다. 강하고 짧은 반전이고 끝맺음의 코드도 좀 놀라움을 줄 수 있는 E7의 코드를 택하였지만 그래도 가장 강력한 안정감과 일관성을 가져다 줄 수 있는 것이다. 우리도 연주에 임했을 때 아마 엔딩을 처리하는 과정이 매번 쉽지만은 않은 난감한 일이 될 수 있겠으나, 여러가지 곡의 특성 및 상황 등을 고려해서 다야한 미적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엔딩을 시도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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